검진 결과지에는 148/92mmHg가 찍혔는데 집에서 다시 재니 128/78mmHg가 나오는 일이 있습니다. 두 숫자 중 하나가 틀렸다고 단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걸어온 직후였는지, 긴장한 채로 쟀는지, 커피를 마셨는지에 따라 혈압은 달라집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이 제시하는 기준도 장소에 따라 구분됩니다. 안정된 상태에서 잰 진료실 혈압은 수축기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90mmHg 이상, 가정혈압은 135mmHg 이상 또는 85mmHg 이상을 고혈압 기준으로 봅니다.
병원 수치와 집 수치가 다를 때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을 골라 믿는 일이 아니라, 같은 조건에서 며칠간 기록하는 과정입니다.

첫날 수치보다 일주일의 흐름
처음 진단을 알아보는 단계라면 적어도 1주일 동안 재는 편이 좋습니다. 이미 치료받고 있다면 외래 방문 전 5~7일 기록이 진료에 쓰기 좋습니다.
질병관리청의 만성질환 자주 하는 질문은 아침에는 일어난 뒤 1시간 안에 소변을 보고, 식사와 혈압약 복용 전에 측정하도록 안내합니다. 저녁은 잠자리에 들기 전이 기준입니다.
측정 전 30분 동안 흡연음주카페인을 피하고, 등받이에 등을 붙인 채 발바닥을 바닥에 놓고 5분 정도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커프는 옷 위가 아닌 위팔에 감고, 팔은 책상에 올려 심장 높이에 둡니다. 소파 끝에 걸터앉거나 팔을 공중에 든 자세로 잰 값은 같은 날 기록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아침과 저녁에 한 번씩만 재고 끝내지 않습니다. 1~2분 간격으로 적어도 두 번 측정한 뒤 평균을 적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 환자용 교육자료도 아침 두 번, 저녁 두 번 측정해 각각 기록하도록 설명합니다.
수첩에 무엇을 적어야 할까?
첫 번째 수치가 높다는 이유로 지워버리면 실제 변화인지 측정 오차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날짜와 시간, 수축기이완기 혈압, 맥박, 측정한 팔을 함께 적어두세요. 처음 혈압계를 사용할 때 양팔을 모두 재본 뒤에는 더 높게 나온 팔을 기준으로 기록합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벌어졌다면 한 번 더 잽니다. 질병관리청은 이때 두 번째와 세 번째 측정값의 평균을 사용하도록 안내합니다.
커프가 헐거웠거나 측정 중 말을 했다면 그 사실도 옆에 남겨두는 편이 낫습니다. 잠을 거의 못 잔 날, 통증이 심했던 날, 평소보다 커피를 많이 마신 날도 짧게 메모하면 진료실에서 숫자의 맥락을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백의고혈압은 스스로 붙이는 진단이 아닙니다.
진료실에서는 140/90mmHg 이상인데 여러 날 측정한 가정혈압 평균은 135/85mmHg 미만이라면 백의고혈압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집에서 정상 수치가 한 번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진단해서는 안 됩니다.
의료진은 측정 자세와 기록 기간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하루 동안 기기를 착용하는 24시간 활동혈압검사를 이용합니다.
반대 상황도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는 정상인데 집이나 일상생활에서 높게 나오는 가면고혈압입니다. 병원에서 잰 숫자 하나만 정상이라고 해서 이후 기록을 중단하면 놓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약 복용 중이라면 기록부터 진료실로
집에서 정상으로 나왔다는 이유로 혈압약을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됩니다. 아침 약을 먹기 전 수치를 포함해 5~7일 기록을 그대로 의료진에게 보여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혈압계가 오래됐거나 병원 수치와 차이가 계속 크다면 사용 중인 기기를 진료실에 가져가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정확한 자세로 다시 쟀는데도 평소보다 높으면서 두통, 구역질, 구토, 시야 흐림이 함께 나타나면 기록만 계속하지 말고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증상이 없다면 30분에서 1시간가량 몸과 마음을 안정시킨 뒤 다시 측정하라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안내입니다.
다음 진료에는 가장 높았던 화면 한 장보다 아침 저녁으로 이어진 5~7일 기록을 가져가세요. 의료진이 약의 효과와 평소 혈압을 판단하는 데 더 쓸모 있는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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